가을 오이 첫 수확과 시금치 파종 준비

수확의 기쁨

정식 때 한 줌 크기도 안 되는 작은 오이가 어느새 내 키보다 커서 주렁주렁 열린 걸 보니 농사라는 게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

추석 무렵 침체됐던 오이 시세가 회복 기미를 보이더니 다시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땀 흘리며 키운 오이 나와 나의 아버지, 나의 삼촌의 노력을 바꿔 키운 오이. 다만 시세가 따라오지 않아 아쉬울 뿐이다.

어쩔 수 없다.

시세는 하늘이 정하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도매시장(대구 매천시장) 이외의 판매 루트도 개척해 볼 생각이다.

가을 오이 첫 수확과 시금치 파종 준비 1
가을 오이 첫 수확과 시금치 파종 준비 2

초창기 땅에 묻은 것을 모두 빼려면 등과 허리 패스 10장 예약이다.

가을 오이 첫 수확과 시금치 파종 준비 3

일주 오이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더니 지반 침하에 의한 공중 부양 오이 발견.땅에 박힌 뿌리 3개로 단단한 생명을 유지 중.이런걸 보면 생명이라는게 참 신기하다구.

덕분에 정말 신기한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이건 어딜가도 볼 수 없는 그런 구경거리야.오이 재배를 20년째 하고 있는 아부지도 처음 본 것이다.

오이 뿌리가 1m 이상 내려간다.

어떤 자료에는 오이 뿌리는 깊게 내려가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런 것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좋은 구경거리이다.

가을 오이 첫 수확과 시금치 파종 준비 4

하얗게 보이는 게 다 오이를 뿌린다.

그렇게 깊이 내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1미터 정도의 구멍 끝까지 오이 뿌리가 뻗어 있으니까.당연히 더 깊게 내리지 않았을까?

가을 오이 첫 수확과 시금치 파종 준비 5

마디마다 밀어내는 부목 정리도 해야 하고 늙은 오이밭 정리도 해야 하고 관수시설 정비도 해야 하고… 첫 수확했으니 곧 오이가 쏟아질 거고.처마밑 점검도 해야하는데 매일 시간이 왜이렇게 빠르냐고

가을 오이 첫 수확과 시금치 파종 준비 6

초창기에 수확하는 오이의 특성상 조금 까칠한 면이 없다.

이것은 330박스에 넣어 출하한다.

아직 몇 개 없어서 대충 넣어두지만 며칠 후면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차에 가득 담아 나갈 예정이다.

맛?? 궁금해서 하나 먹어봤어맛있어. 우리집 오이 때문이 아니라 정말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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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리터 카페라떼??아니야 ㅎㅎㅎ

설탕 플루빅산 아미노산의 엽면을 비판했다.

영양제다.

잎을 두껍게 해주고 마디마디를 좁혀주고..아미노산등 이것저것 영양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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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잡은 늙은 오이 3동을 빨리 밭정리하고 시금치든 뭐든 심으려고 일단 밭정리부터 한다.

시금치를 심는다는데…아직 확실한건 아니야

가을 오이 첫 수확과 시금치 파종 준비 9
가을 오이 첫 수확과 시금치 파종 준비 10

영상 촬영했으면 유튜브 영상 한 편 나왔을 텐데.옷이 엉망이 되어 난리다 생각보다 중간 과정이 많다.

이렇게 정리되기 전까지는요.

가을 오이 첫 수확과 시금치 파종 준비 11

밭일을 하다가 주웠다.

이건 누구의 알인가? 비둘기? 까치?

잘 모르겠다。티라노사우루스?뭐래?

가을 오이 첫 수확과 시금치 파종 준비 12

아버지께 블로그를 쓸 테니 사진 한 장 찍어달라고 했다.

흙탕물에서 초롱에서 옷 색깔로 변하는 농사일은 이런거야.흙독신이 아니라 흙걸기다.

아무래도 가을 오이 도매시장의 첫 출하는 일요일이나 월요일이 될 것 같다.

농사는 강도가 높아서 힘든게 아니라 휴일이 없어서 힘들다고 생각해.

굳이 비유하자면 군대작업과 같다.

일자리를 구하면 무한정 앓을 수 있다.

우리 부모님이 왜 그렇게 무릎, 허리, 관절이 아픈지 이제야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