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기쁨
정식 때 한 줌 크기도 안 되는 작은 오이가 어느새 내 키보다 커서 주렁주렁 열린 걸 보니 농사라는 게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
추석 무렵 침체됐던 오이 시세가 회복 기미를 보이더니 다시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땀 흘리며 키운 오이 나와 나의 아버지, 나의 삼촌의 노력을 바꿔 키운 오이. 다만 시세가 따라오지 않아 아쉬울 뿐이다.
어쩔 수 없다.
시세는 하늘이 정하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도매시장(대구 매천시장) 이외의 판매 루트도 개척해 볼 생각이다.
초창기 땅에 묻은 것을 모두 빼려면 등과 허리 패스 10장 예약이다.
일주 오이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더니 지반 침하에 의한 공중 부양 오이 발견.땅에 박힌 뿌리 3개로 단단한 생명을 유지 중.이런걸 보면 생명이라는게 참 신기하다구.
덕분에 정말 신기한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이건 어딜가도 볼 수 없는 그런 구경거리야.오이 재배를 20년째 하고 있는 아부지도 처음 본 것이다.
오이 뿌리가 1m 이상 내려간다.
어떤 자료에는 오이 뿌리는 깊게 내려가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런 것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좋은 구경거리이다.
하얗게 보이는 게 다 오이를 뿌린다.
그렇게 깊이 내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1미터 정도의 구멍 끝까지 오이 뿌리가 뻗어 있으니까.당연히 더 깊게 내리지 않았을까?
마디마다 밀어내는 부목 정리도 해야 하고 늙은 오이밭 정리도 해야 하고 관수시설 정비도 해야 하고… 첫 수확했으니 곧 오이가 쏟아질 거고.처마밑 점검도 해야하는데 매일 시간이 왜이렇게 빠르냐고
초창기에 수확하는 오이의 특성상 조금 까칠한 면이 없다.
이것은 330박스에 넣어 출하한다.
아직 몇 개 없어서 대충 넣어두지만 며칠 후면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차에 가득 담아 나갈 예정이다.
맛?? 궁금해서 하나 먹어봤어맛있어. 우리집 오이 때문이 아니라 정말 맛있어.
850리터 카페라떼??아니야 ㅎㅎㅎ
설탕 플루빅산 아미노산의 엽면을 비판했다.
영양제다.
잎을 두껍게 해주고 마디마디를 좁혀주고..아미노산등 이것저것 영양공급.
지난번에 잡은 늙은 오이 3동을 빨리 밭정리하고 시금치든 뭐든 심으려고 일단 밭정리부터 한다.
시금치를 심는다는데…아직 확실한건 아니야
영상 촬영했으면 유튜브 영상 한 편 나왔을 텐데.옷이 엉망이 되어 난리다 생각보다 중간 과정이 많다.
이렇게 정리되기 전까지는요.
밭일을 하다가 주웠다.
이건 누구의 알인가? 비둘기? 까치?
잘 모르겠다。티라노사우루스?뭐래?
아버지께 블로그를 쓸 테니 사진 한 장 찍어달라고 했다.
흙탕물에서 초롱에서 옷 색깔로 변하는 농사일은 이런거야.흙독신이 아니라 흙걸기다.
아무래도 가을 오이 도매시장의 첫 출하는 일요일이나 월요일이 될 것 같다.
농사는 강도가 높아서 힘든게 아니라 휴일이 없어서 힘들다고 생각해.
굳이 비유하자면 군대작업과 같다.
일자리를 구하면 무한정 앓을 수 있다.
우리 부모님이 왜 그렇게 무릎, 허리, 관절이 아픈지 이제야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