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로봇 영화 영화 ‘조(Zoe)’ 후기

인공지능 로봇 영화 영화 '조(Zoe)' 후기 1

영화 ‘조’ 포스터 22019년에 개봉한 영화 ‘조’.당시 포스터나 영상미가 예쁜 외국 독립영화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영화가 아니었다.

실제로 배우진 이반 맥그리거와 레아 세이두는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서 보고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조에서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나와 놀랐다.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연기하는 모습은 남달랐지만 눈빛은 여전히 레아 세이두 그 자체였다.

이 영화가 개봉 당시 1.7만 관객을 동원한 채 끝났는데, 그 이유는 제목 때문인 듯하다.

졸라니!
졸라니!
나는 영화든 책이든 제목이 외자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게 뭔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그룹 봤어?” “응? 무슨 그룹?” “영화 이름이 그룹이야” “응? 무슨 이름이 그룹이야”

라는게 뻔한데 왜 굳이 그래? 물론 이 영화의 주제가 조이긴 하지만, 이게 사람 이름인지 모르는 단어로 제목을 지으려 했다니 마케팅 회사의 의도가 궁금하다.

그리고 포스터도 색감만 예쁘고 전혀 영화의 내용이나 테마를 알 수 없게 되어있다.

그!
리!
고!
저런 멜로드라마를 굳이 7월에 개봉한 이유는 무엇일까…?궁금해

‘우리가 사랑에 빠질 확률 0%’ 지금 이 사랑도 설계된 거예요?”

물론 이 영화에서 아주 중요한 맥락의 대화고 좋은 말이지만 포스터에 저 글자만 넣어두면 중2 감성이 아닐까.좋은 내용으로 시사하는 바가 커서 나중에 입소문을 타고 다시 공개되면 제목을 바꾸거나 포스터를 디자인해 나가기 바란다.

<조>는 인공지능, 로봇이 테마다.

영화 <Her>와 연결되어 있고, 아니 조금 더 발전된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Her>를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커플의 성공적인 연애율을 예측하는 연구소에서 일하는 조는 함께 일하는 콜에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그러나 콜과의 연애 성공률이 0%로 나오면 결과를 믿지 못한 조는 콜에 자신의 심정을 고백한다.

그리고 ‘조’는 곧 충격적인 대답을 듣게 되는데 ‘조, 그건 당신이 만든 로봇이니까’ 인간을 사랑하게 된 그녀 ‘조’, ‘이 사랑도 설계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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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박람회에서 발표할 애쉬 로봇 박람회에서 다른 로봇들은 아직 로봇의 모습을 하고 있다.

완벽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로봇은 콜의 회사가 유일하다.

발표하는 애쉬도 콜의 회사에서 만든 로봇으로 박람회에 있는 사람 중 애쉬가 로봇이라는 것을 알아보는 사람은 없다.

로봇의 마음으로 로봇이 인간화하는 것에 대한 장점을 말하는 애쉬. 콜은 사람의 외로움을 로봇이 달래준다는 마음으로 로봇을 만든다.

애쉬는 자기 회사가 만든 것처럼 로봇으로서 자신이 얼마나 좋은 로봇인가를 이야기한다.

다만 그것이 온전히 남을 위한 존재 이유라는 것을 슬프게 말하지 않는다.

로봇이기 때문에 당신이 어떤 감정인지, 어떤 외로움을 갖고 있는지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당신을 떠나는 것도 상처 주지 않겠다고 단언한다.

이는 로봇의 등장이 너무 합당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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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로봇은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무조건 나를 사랑하고 이해하도록 설계된 로봇과의 사랑은 인간과의 사랑보다 더 좋을까상처받지 않고 영원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은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사랑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완벽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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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로봇의 감정이 같다는 것을 보여 주는 그래피티는 자신이 로봇인 줄 몰랐다.

과거의 인공지능, 로봇과는 달리 정말 생각하고 살아온 과거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로봇이 자신을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주제가 공포의 대상으로만 쓰였던 다른 이야기들과 달리 이 영화에서는 공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단순히 함께 살아가는 것 이상으로 서로 돕고 살 수 있지 않을까. 로봇은 로봇이 해야 할 역할을, 인간은 인간이 해야 할 역할을 하는 것이다.

로봇은 절대적으로 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인간이라는 영역이 무너지면서 로봇은 인간보다 인간다워졌다.

모든 능력치를 조합하면 로봇이 훨씬 뛰어난 존재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은 인간이라는 관념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로봇의 발전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동등한 위치 또는 인간이 위에 있는 관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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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임신하면 어떨까 졸린 로봇이다 그래서 눈물도 안 흘리고 먹지 않아도 돼자신이 왜 그랬는지 한 번도 의문을 품은 적이 없지만 콜에게 자신의 존재를 물은 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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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절대 인간이 될 수 없다는 디자이너 로봇 성매매 시장을 찾은 조 씨.사람과 통할 수 있으면 보람도 느낀다는 디자이너의 말 속에서 인간과 로봇의 입장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어떤 인간은 로봇을 절대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로봇은 성매매를 통해서라도 인간과 통하는 보람을 느끼고 싶다는 것을.

그래서 디자이너는 콜이 나빴다고 말한다.

조는 절대 이룰 수 없는 꿈을 갖게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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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믿고 싶었던 건 아닐까.기계 속에 인간성이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로봇이 사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인간과 완벽한 외형을 가진 로봇을 고쳐 매춘업을 하는 디자이너에게는 저런 믿음이 없었다면 절대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인간의 모습을 본떠 만든 로봇을 내면은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인간에게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질은 내면에 존재한다고 믿는지 겉보기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마음을 줬어야 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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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가 난 건 복구 작업을 위해 잠시 전원을 끄게 됐다.

복구될 때는 콜과 사랑했던 기억을 잊을 수 있기 때문에 조는 콜에게 계속 묻는다.

우리는 어떻게 되냐, 나는 어떻게 되냐 애쉬는 조에게 현실을 인정하라고 한다.

우리는 절대 인간이 될 수 없고 그것을 인정할 때까지는 절대 행복할 수 없다고. 체념하며 눈을 감는 조와 그에게 분명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콜을 보면서 인간과 로봇의 감정적 대립 상태가 섬뜩할 정도로 아슬아슬해지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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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솔을 깨서 비타민처럼 먹는 사람들은 기억을 잃지 않았지만 콜을 정리하기로 했다 콜이 조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안식년을 내며 피해 다녔기 때문이다.

그 사이 콜의 회사에서는 베니솔이라고만 마시면 2시간 동안 상대방이 누구나 가장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약을 내놓으면서 사람들은 베니솔에 중독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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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날 때마다 애도의 말을 하는 콜사랑하기 어려워서 약을 먹는 것일까? 쉽게 사랑하고 싶어서?

관계를 맺어가는 단계와 시간은 너무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서로가 안정적으로 사랑한다는 최종적인 감정만 겪고 싶어하는 것일까.사랑의 시작은 종착지인 안정적인 사랑보다 위험한가. 편리하지 않은가.편리하고 효율적인 사랑이 경제적이고 편안하다면 우리는 왜 어렵게 사랑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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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은 조를 사랑하지만 그가 로봇이라는 사실을 완전히 지울 수가 없었다.

과연 내가 로봇과 사랑할 수 있을까. 로봇을 사랑할 수 있을까.로부터의 질문은 콜이 더 이상 사랑이라는 감정의 정의를 경험하지 못하게 했다.

차라리 제목이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 정도였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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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콜은 조를 받아들일 수 없었을까?아니다.

그저 방황하고 있었을 뿐이다.

진심으로 조의를 받아들이는 자신이 혼란스러웠다.

아무 이유도 다 두었겠지. 내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고 헤어진 아내는 새로운 애인이 생겼기 때문에 사랑하지 않는 자신이 조를 사랑하는 것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하지만 그게 사랑이었는데도 콜은 한 번도 사랑하지 못했고 사랑인 줄 몰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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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회사에 들어가 베니솔을 훔치는 콜의 첫 2시간은 행복하지만 사랑한 뒤에 오는 공허 허탈 허탈함은 해결되지 않는다.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계속 복용하는 것은 감정적 결핍증이라는 마약이다.

결국 약 없이는 아무 감정도 느낄 수 없게 된다.

베니솔은 외로움이라는 호르몬을 조절하는 마약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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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 버전 2가 상용화되기 시작한다.

조의 경험을 기초로 신버전의 조가 탄생했다.

게다가 재치가 있고, 베니솔 효과도 인간보다 75%나 높다고 한다.

완벽을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자 물품이 되었다.

나중에는 베니솔을 하기 위한 대상으로만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외로움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준다 베니솔을 하는 모임이 있는 마약 섹스 파티와 다를 바 없다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경험하고 싶어 약을 먹고, 상대가 누구든 돌아가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교류하는 것. 이것이 난교 파티가 아니라면 무엇인가? 목적이 사랑이냐 섹스냐의 차이일 뿐, 감정이 담긴 사랑이라고 해서 그것이 완전한 사람과 그 사람의 관계는 아니며, 일회성 만남일 뿐이며, 나아가 그 사랑이라는 감정이 완전한 감정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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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진심을 고백하는 콜의 회사에서 만든 로봇의 초기 모델은 질문을 다시 하는 데 그쳤다.

나는 그가 싫다고 하자 왜 그가 싫으냐고 물었고 나를 아프게 해서라고 답하면 왜 당신은 아팠느냐고 다시 묻는 단순한 형태가 됐다.

사람들은 그렇게 단순한 로봇과의 소통을 좋아해 비서를 밖으로 내보내고 로봇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곤 했다.

콜은 기계와 더 깊은 관계를 갖는 것을 두려워했다.

아주 단순한 형태의 로봇을 생각했지만 그 이상으로 훨씬 더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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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나는 조조에게 계획되지 않은 눈물이 흐른다로봇이 정말로 감정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랑하게 될 줄 몰랐다는 인간과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기계와의 사랑은 너무나 긍정적으로 가능하다고 이 영화는 말한다.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설계됐지만 이 기계는 결국 스스로 눈물을 흘릴 수 있도록 성장했고 이는 곧 로봇이 인간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소름 돋을 수도 있고 아름다울 수도 있고

하지만영화가말하고싶은것은이두가지선택에대한결과가아니라

기계가 어디까지 진화하고, 어디까지 생각하고, 어떻게 인간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 로봇의 이름이 조인 것도 이를 표명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너무나 흔한 ‘조’라는 이름처럼 로봇과의 사랑은 흔한 일이 되고, 당신도 조가 될 수도, 조처럼 사랑할 수도, 조를 사랑할 수도 있다는 뜻이 아닐까?

인간은 기계보다 복잡하고, 기계는 인간보다 단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