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고 보았다 (헐왓챠에 왕가위) 영화 화양연화 * 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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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Mood For Love, 2 000(2020 재개봉) 영화를 본 경력이 오래되지 않아 흔히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도 별로 보지 않는 나는 재개봉이 일상 영화가의 풍경과 OTT 서비스에 익숙한 내 모습이 무척 반갑다.

지난 1년간 꽤 오래된 영화를 봤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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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리마스터링으로 돌아온 왕가위 왓처 SVOD 독점 공개!
wcha.it 에서 아주 기쁜 소식을 들었다.

와짜에 왕가위 감독의 주요 작품이 모두 문을 연 것이다.

그 이름도 ‘할와차니왕가위’라고 한다~4K&리마스터링 작품이 5편(중경삼림, 화양연화, 해피투게더, 타락천사, 2046), 일반작품이 4편(동사서독의 리닥스, 아비정전, 열혈남아, 일대종사)으로 와차 덕분에 왕가위 감독작품의 마스터가 가능해졌다.

이 중 나의 첫 번째 선택은 줄곧 궁금했는데, 왠지 매번 망설이다가 미뤘던 영화 <화양연화>였다.

2월 재개봉 때도 여러 차례 예매와 취소를 반복했는데 이렇게 왓짜로 보려고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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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의 이야기 첸 부인과 차우는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한다.

좁은 복도를 오가며 이사를 마친 이들은 첫날부터 자주 만난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각각 차우의 넥타이와 챙 여사의 가방이 각각 배우자의 것과 같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각자의 배우자에게 그 사실을 따질 용기는 없었다.

그런 생각이 일치한 첸 여사와 차우는 두 배우자가 어떻게 만나 관계를 유지하게 됐는지 궁금해 마치 이들처럼 만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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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감독에게 반하는 한국 국내에서 일명 늑대 열풍이 분 적이 있었다.

영화를 자유롭게 볼 수 없었던 학창시절이라 그 시절 화제가 됐던 영화는 하나도 볼 수 없었지만 그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영화 제목과 유명한 삽입곡, 그리고 감독의 이름과 얼굴은 각인될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그의 영화를 직접 본 것은 그 후로도 꽤 시간이 흘러 2013년이 되어서였다.

초기 작품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 일대종사가 그것인데, 쉽게 보긴 했지만 솔직히 빠져들지는 못했다.

그의 예전 영화를 찾아보고 싶은 생각은 구태여 하지 않았을 정도다.

그런데 이번에 <화양연화>를 보고는 생각이 달라졌다.

가히 원가위 감독의 영화에 홀딱 반했다고나 할까. 워처 캠페인을 통해 웡가위 감독의 작품을 모두 섭렵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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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미쳤어.화양연화는 대형 가위 스타일의 절정을 맛볼 수 있는 영화다.

소문은 많이 들었지만 직접 보니 정말 감탄밖에 안나온다구. 특히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그림처럼 느껴지는 이 비주얼은 미쳤다는 말 외에는 다른 표현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여기에 이 분위기를 더해주는 음악까지 더해지면 흠뻑 빠진다.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무려 20여 년 전의 작품인데 이렇게 세련되었다니!
!
왜 모두가 원가위 감독에게, 그리고 이 영화에 찬사를 보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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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본_장만옥 영화 <화양연화>의 이미지는 극중 ‘챙여사’를 연기한 배우 장만옥의 이미지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치파오를 입은 장만옥의 이미지는 제59회 칸 국제영화제 포스터로 사용되기도 했다.

(좀 과장하면) 거의 장면마다 바뀌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장만옥은 영화 속에서 꽤 많은 치파오를 소화하지만 아무것도 어울리지 않는 게 없다.

단순히 우아 내지 아름답다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더군다나 말없이 캐릭터의 감정이 완전히 전달되게 하는 저 눈빛과 표정은 그냥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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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본_양조의 ‘장만옥’ 배우가 영화 <화양연화>의 이미지를 책임지고 있다면, ‘양조의’ 배우는 영화의 줄거리를 이끌어간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눈으로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내겐 그렇게 보였다.

양조위는 그야말로 장르를 가리지 않는 명배우이고, 나 역시 그의 영화를 한두 번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 새삼 감탄하고 말았다.

감정을 최대한 감춘 채 분위기만으로 모든 것을 전달하는 그의 연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극중 차우는 어두운 공간에 혼자 있을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느껴지는 그 처량함은 이 분위기를 흉내 낼 수 있는 배우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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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다르니까…첸 부인과 차우는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는 말을 주문처럼 하면서 서로 감정을 감추려 한다.

그러나 그들이 금방 알아냈을 것이다.

각자의 배우자가 그랬던 것처럼 둘도 서로 끌리고 있음을. 그럼에도 그들은 흔한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결국 이별을 택하고 만다.

이것이 <화양연화>의 감성이고, 이 때문에 보통 이런 내용(=불륜)을 다룬 영화를 볼 때와는 달리 그들의 이별이 못내 아쉽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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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기억할 만큼 깊은 사랑을 나누었던 두 남녀의 이야기, 영화 ‘화양연화’이다.

양조의와 장만옥 두 배우의 연기는 물론 감탄적인 비주얼과 분위기에 빠져 넋을 잃고 바라볼 뿐이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지금 당장 와짜로!

[왓차 익스클루시브] 첸 부인과 차우는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다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친 두 사람은 차우의 넥타이와 첸 여사의 가방이 각각 배우자의 것임을 알게 됐다.

watc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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